제25소시집
별과 힘께 산과 함께
고 상
씻어버리자
묻어버리자
천상의 길 가고 있는데
신이 내려준 길 가고 있는데
비릿했던 일 묻어버리자
서운했던 일 흘려보내자
별꽃이 밤마다 흐르고 있는데
밤마다 수많은 보석 뿌려주고 있는데
서러운 일 잊어버리자
더러운 일 씻어버리자
다랑이논밭 가지고도 천상의 주인으로 살아가는데
모래알 같은 곡식 가지고도 천상의 주인으로 살아가는데
잊어버리고 싶은 일 안나푸르나에 묻어버리자
안나푸르나 설산이 가슴 열어주고 있는데
안나푸르나 햇덩이가 아침마다 반가운 소식 보내주는데
우리 작은 소망 품고 뒹굴며 살자
안나푸르나 폭포는 벼랑에서도
수많은 갈림길 뚫고 제 갈길 찾아가는데
방황하지 말자
한 발짝 씩 갈 길 가자
흰 원숭이 가족은 어두운 숲 속에서
낙원 인 줄 알고 잘 살고 있는데
어두운 길에서도 밝고 따뜻하게 살자
멀고 험난한 길도 끝이 보이거늘
포기하지 말고 끝을 보자
고통 속에 옥동자를 낳는 영광이 있거늘
힘든 세파를 뚫고 나가면 찬란한 길이 기다리거늘
부드럽게 원시림처럼 살자, 칼날 세우지 말고
별과 함께 산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