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

시와 사진,산은 오장육부와 유골까지 한겨울에 준다

kk고상 2013. 1. 14. 03:10

 

 

제56소시집

산을 갖는다• 81

—설산에서

                  고 상 원

 

뿌리 꽃 나무 잎 열매 물 흙까지

산님이 줄 건 다 주니

염치없이 받아먹었는데 설산은

오장육부와 유골까지 한겨울에 준다

 

무心으로 쌓인 설산

이목구비 또렷한 한 폭 자화상이다

세계 제일 한 폭 동양화다

반 고호의 설산 자화상이다

받을 수도 없고 갖을 수도 없는

세계 제일의 산유골 국보

추사 김정희선생 손놀림이다

설산의 영혼을 훔친

반 고호 손놀림이다

능선과 곡선이 끝없이 펼쳐진 채

삼족오 날아다닌다

아무르 표범 어슬렁거린다

백두호랑이 포효 들린다

한눈에 쏘옥 들어온 한 폭 설산에

광개토대왕 호령 메아리친다

을지문덕 장군 지혜 보인다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 발자국 보인다

안중군 의사 만세합창 들린다

사색당파 주살하는 백의정신 빛난다

설산에 풍덩 빠진 백의 혼에

백의민족 참나 보인다

6·25 핏자국 보인다

부국강병 문신 보인다

설산, 백의의 혼이여!

 

 

희망가 / 문병란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 맛 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 길 멈추지 말라

인생 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민족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바람  (0) 2013.03.25
끝없는 그리움~오봉  (0) 2013.01.19
민족시, 남한산성  (0) 2012.12.12
시, 구절초 꽃  (0) 2012.11.01
런던에 월드스타 태극기 피었다  (0) 2012.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