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산수유꽃 눈 뜨는 날에

kk고상 2015. 3. 11. 17:54

제78소시집

산수유꽃 눈 뜨는 날에

고상

 

 

들고양이 임신했다

달 임신했다

찌빠꾸리 임신했다

깨달음 임신했다

산수유꽃 눈 뜨는 날에

새 생명 잉태할 것이다

햇살이 바쁘다

산모들 배 어루만지고 있다

그윽한 태아의 울음

눈에 선하다

서서히  피어날 산수유꽃

눈에 선하게 들리는

천리만리까지 울려 퍼지는

종소리 같은  갓 태어난 아가의 소리

 골짜기마다 촉촉하다

돈오점수(頓悟漸修)다

빨리 달아오르면 빨리 식는다

올해도 단단하고

살가운 멋 풍기며

토실토실한 결실 맺길

 달아오르는 산수유에게

매일 곱게 절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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