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소시집
오늘도 당신의 꽃이 되려니
오늘도 함사랑 한 송이 떠나가셨나
떨어진 채 오늘도 당신의 꽃이 되려니
찬바람 불 때도
오르르 떨 때도
그렇게 곳곳하게
떨어지지 말자며
붉은 가슴으로 피어올라
한 덩이 사랑으로
활활 타오르게 하더니
따뜻한 봄날
가지마다 젖망울 터질듯
부풀러 있고
청매화 홍매화 산수유꽃
서두르듯 봄을 맞이하는데
버얼겋게 함사랑 떨어뜨리고
정녕 떠나가는 그대여
청매화 곁에서 울먹여야하나
동박새와 햇살과
내가 오늘도
당신의 꽃이 되려니
정을 단칼에 떨어뜨리는 행위예술
봄빛에 선명하구나
못 잊을 살가운 인연은
떨어진 그 자리에 맺혀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