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에게
님이여
힘없는 나에게
버팀목 되어
손 잡아주는 하늘이 되고
별꽃 향기 먹고 내려와
내 마음 씻어주는
폭포수 되어
안나푸르나 품으소서
님이여
이름 없는 설산이 되어
외딴 집에서
이 몸 품으소서
원시인이 되어
다 벗고 깊었는데
그만 들켰다
안나푸르나 품으며
고 상 원
산이 주인이라 좋다
산불이 없어 좋다
산의 가장이 설산이라 좋다
산 식구들이
말다툼이 없어 좋다
서로 좋아해서 좋다
하늘은 구경꾼이라 좋다
하늘은 화가라 좋다
안나푸르나 품으니 좋다
어진 안나푸르나라 좋다
그리운 안나푸르나라 좋다
산계집애는 도시로 팔려가서 슬프다
딸 속이는 부모 얼굴이
안나푸르나 닮아 슬프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마치며
고 상 원
얼어붙은 양심 녹여주는
별꽃의 따뜻한 미소 잊을 수 없다
얼어붙은 나와 너 열어주는
별꽃의 행복한 미소 잊을 수 없다
얼어붙은 사랑 열어주는
별꽃의 뜨거운 미소 잊을 수 없다
슬픈 얼굴 지우고 떠나가는
별똥별의 화려한 미소 잊을 수 없다
우주에 큰 획 긋고 사라지는
별똥별의 화려한 미소 잊을 수 없다
첫사랑에 애타는 초승달의 눈웃음
설산에서 잊을 수 없다
태초의 사랑 찾아달라
초저녁에 애원하는 눈망울 잊을 수 없다
외로운 언덕에서 노랑물봉선 수레국화 용담과의
뜨거운 만남 잊을 수 없다
안나푸르나 심장 꼭지에 도라지 10포기 정도 심고
울먹이며 큰절 올렸던 일 잊을 수 없다
홀로 가야할 문턱에서
설산의 뜨거운 가르침 잊을 수 없다
수많은 진리 간직한 설산의 뜨거운 가슴 잊을 수 없다
봄은 지나갔는데 청춘을 다시 불태우는
벚꽃의 뜨거운 눈동자 잊을 수 없다
소녀의 꿈 간직한 설산 마주하며
봄과 가을 함께 속삭이는
산골 아낙의 천년의 미소 잊을 수 없다
시들어가는 이 몸에 희망, 용기,도전의 씨앗 뿌려준
안나푸르나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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