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매
一餘 고 상 원
고독을 딛고 일어나
우주의 꽃이 맺힌 아름다움이여
우리 살아가는데 맑은 피 이리라
우주의 씨앗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행복이여
어질게 살아간 꽃이리라
백두 천지의 피가 돌아
어머니의 어머니 젖으로
향기를 피우는 열매여
우리 살아가는데 샘물이 되리라
생명의 강이 철철 흐르는 가을이여
열매가 있어 행복한 가을이여
열매가 있어 여유가 일렁이는 가을이여
생명의 부활을 노래하는 가을이여
열매는 백두햇살의 길잡이 이리라
고려 현종(1014) 때 혜소 국사에 의해 중수 된 천년고찰 칠장사
궁예가 유년기를 보냈고 임거정이 잠시 기거했던 곳이다
새둥지에 알을 품은 듯 조용히 자리잡은 법당은
단청을 거부한 채 청렴하게 있다
절 뒤 칠장산과 칠현산을 거쳐
약 5시간 산행을 한 뒤
안성시 칠장면 극락리를 밟으며
이곳이 부처마을이라는 걸 알았다
풍요와 인정이 넘치는 인가와 들을 보았다
드디어 동막골 정해덕 조각가 집을 만났다
풍요를 뒤로 하고
저녁 만찬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작가 부부의 정이 넘치는 손 끝 맛 나는 음식
잊을 수 없는 삽겹살숯불구이 홍어 청국장
배추김치 열무김치 파김치 상추 들깨 막김 인정으로
쇠주가 술술 넘어가고 초승달과 희미한 별은 어깨넘어로
들락말락하더라
아침안개의 동막골은 아직도 잠을 자는 듯
산밤을 주으며 소꼽친구와 나는
먼추억에서 헤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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