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소시집
벚꽃 앞에서
逸 麗
벚꽃은
시베리아 눈발 흘리며
기꺼이 눈 시리게
막 피어난
짧은 생 마감 한다
일시에 꿈처럼
허공을 점령하고
절정에
텅 빈 발자국 남기고
만남에
순결이
떠남에
만남의 영혼이 흐른다
버둥거리며 사위어 가는
우리네 생 뒤로한 채
멀리 차디찬 순결이
베푸는 순결로 다가와
님의 입술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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