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시월이 가는 날

kk고상 2009. 10. 29. 09:40

 

 

 

자연을 섬기고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 입니다

 

 

 

 

 

 

 

 

 

제33소시집

                                                         시월이 가는 날

 

 

 

 

 

눈부셨다

반가웠다

농부의 땀 기적 이었다

신이 흘린 땀 처음 이었다

시월이 가는 날

빈들 앞에서

다 잊었다

본 것이 없다

황홀한 적 없다

사랑한 적 없다

스쳐지나간 것뿐이다

지을 수 없는 이별뿐이다

불씨는 남아있다

불씨는 뜨거운 인연이다

빈들에 기러기 찾아왔을 때

쪼아 먹는 낱알 속에

다시 뜨거운 만남이 있다

빈들에 감국 꽃이 피어오를 때

뜨거운 인연이 타오르고 있다

그대와 이별한 적 없다

 

 

 

 

 이별은 큰자국을 남겼다

곁에 있을 때는 몰랐던 사랑이다

영원한 사랑이다

형체가 사라졌을 때 생기는 그리운 사랑

황금들판의 미소

화려한 풍요의 퇴장은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 ,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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