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은 가고
시월은 가고
대붕 감나무마다
노을 불타오른다
노을 익는 집집마다
일 년 묵은 가면 벗고
새벽 솟아오른다
가끔 먹고 보자는 식대로
직박구리는 먼저 익은 노을 파먹고
이별 외면한 채 그 자리에 쇠파리 묻는다
이별을 해도
이별이 아닌 것처럼 살라고
갈대 가슴에 붉은 인연 타오른다
이별을 해도
이별이 아닌 것처럼 노을
앙상한 가지에서 수줍음 탄다
2009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