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낙엽

kk고상 2010. 11. 8. 09:24

 

제37소시집

      

 

 

 

                                          낙엽

 

발버둥 치며 살아온 시간

웃음 치며

잠시 인연 끊는다

 

바람의 노예가 되어

산과 거리의 노숙자로

화려하게 인연 마감하고

대지의 품으로 돌아와 있다

 

자연을 섬기는 노숙자들

 

 

 

 

 

 

한 해의 끝자락에서

고단한 生 내려놓고

生은 色卽是空 空卽是色*이라 속삭이며

바람의 자세로 누워 있다

 

존경한다

반성한다

깨닫는다

사랑한다, 바람난 단풍이여

영근 낙엽이여

*모든 유형(有形)의 사물(事物)은 공허(空虛)한 것이며, 공허(空虛)한 것은 유형(有形)의 사물(事物)과 다르지 않다는 말. 반야심경(般若心經)의 첫 구절에 나옴

                                                                                    2010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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