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소시집
낙엽
발버둥 치며 살아온 시간
웃음 치며
잠시 인연 끊는다
바람의 노예가 되어
산과 거리의 노숙자로
화려하게 인연 마감하고
대지의 품으로 돌아와 있다
자연을 섬기는 노숙자들
한 해의 끝자락에서
고단한 生 내려놓고
生은 色卽是空 空卽是色*이라 속삭이며
바람의 자세로 누워 있다
존경한다
반성한다
깨닫는다
사랑한다, 바람난 단풍이여
영근 낙엽이여
*모든 유형(有形)의 사물(事物)은 공허(空虛)한 것이며, 공허(空虛)한 것은 유형(有形)의 사물(事物)과 다르지 않다는 말. 반야심경(般若心經)의 첫 구절에 나옴
2010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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