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제38소시집
설 경
눈을 감아도
눈에 선한 설경은
천국이다
소가 무덤으로 팔려가
눈물 흘려도
돼지가 무덤에 묻혀
비명을 질러도
온 세상 순교자다
순결로 뭉친 순교자다
역경을 너머 순교자다
천국을 허무는 덧
사냥꾼 덧에 걸린
멧돼지 비명소리에
설경이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