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소시집
맹꽁이가 대신 울어줍니다
고 상
애끗나게 주억거리며
십자가에서 광란이 일 때
땡중이 광란이 일 때
양반끼리 광란이 일 때
맹꽁이가 대신 가슴 터지게 울어줍니다
빌딩 숲에서 터져 나오는
광란의 소리 듣고
가슴이 메질 때
귀 터지게 맹꽁이가 대신 울어줍니다
연초록 숲에서 애끗나는 소리 들릴 때
처음사랑 부르듯 맹꽁이가 함박 울어줍니다
고목에서 잎 터져 나오는 소리 들릴 때
맹꽁이가 가슴 터지게 울어줍니다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고
넘어뜨려도 넘어지지 않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천년고목의 상쾌한 울음 들릴 때
맹꽁이가 함박 울어줍니다
가지와 줄기가 흔들려도
뿌리는 흔들리지 않는
꽃이 피는 고목이 되고 싶을 때
맹꽁이가 함박 울어줍니다
안개 걷히면 별 쏟아지는
선유도에 달려가고 싶을 때
철길 너머에서 바로 잘 가라고
맹꽁이가 가슴 터지게 울어줍니다
'자연을 노래하는 시선 > 뜻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여름 (0) | 2012.06.15 |
---|---|
푸른 잎이 모이면 꽃이다 (0) | 2012.06.02 |
아, 풍년화 터지는 날 (0) | 2012.03.14 |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온다 (0) | 2012.02.12 |
삶 (0) | 2012.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