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시선/뜻시

맹꽁이가 대신 울어줍니다

kk고상 2012. 5. 14. 18:35

 

 

제49소시집

맹꽁이가 대신 울어줍니다

                          고 상

 

 

 

애끗나게 주억거리며

십자가에서 광란이 일 때

땡중이 광란이 일 때

양반끼리 광란이 일 때

맹꽁이가 대신 가슴 터지게 울어줍니다

빌딩 숲에서 터져 나오는

광란의 소리 듣고

가슴이 메질 때

귀 터지게 맹꽁이가 대신 울어줍니다

연초록 숲에서 애끗나는 소리 들릴 때

처음사랑 부르듯 맹꽁이가 함박 울어줍니다

고목에서 잎 터져 나오는 소리 들릴 때

맹꽁이가 가슴 터지게 울어줍니다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고

넘어뜨려도 넘어지지 않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천년고목의 상쾌한 울음 들릴 때

맹꽁이가 함박 울어줍니다

가지와 줄기가 흔들려도

뿌리는 흔들리지 않는

꽃이 피는 고목이 되고 싶을 때

맹꽁이가 함박 울어줍니다

안개 걷히면 별 쏟아지는

선유도에 달려가고 싶을 때

철길 너머에서 바로 잘 가라고

맹꽁이가 가슴 터지게 울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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