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문득 깨보니 은하수 별곡이 흐르다

kk고상 2012. 8. 23. 04:24

새벽에

은하수 별곡을 듣는다

창가에서 들려주는 귀뚜라미 소나타다

 

 

제52소시집

 

귀뚜라미별곡

 逸 麗

 

 

 

막바지 더위에

귀뚜라미 소나타 흐르니

새벽 은하수가 들려주는 노래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자장가이기도 하고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뜬

별의 노래이기도 하고

등을 긁고 있는

할머니 손마디이기도 하다

카나다 록키산맥 자스퍼에 흐르는

빙하 울음이기도 하다

은하수 별 끼리 풍요의 속삭임이기도 하다

밝고 맑은 음으로

별과 달을 부르고

설악계곡 물보라를 부르고

숲, 파도, 산을 부르고 있다

들으면 들을수록

영그는 노래

땀을 흘린 자를 위한

이 땅의 풍년가다

속세를 말끔히 쓰러주는

이 땅의 悟道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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