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은하수 별곡을 듣는다
창가에서 들려주는 귀뚜라미 소나타다
제52소시집
귀뚜라미별곡
逸 麗
막바지 더위에
귀뚜라미 소나타 흐르니
새벽 은하수가 들려주는 노래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자장가이기도 하고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뜬
별의 노래이기도 하고
등을 긁고 있는
할머니 손마디이기도 하다
카나다 록키산맥 자스퍼에 흐르는
빙하 울음이기도 하다
은하수 별 끼리 풍요의 속삭임이기도 하다
밝고 맑은 음으로
별과 달을 부르고
설악계곡 물보라를 부르고
숲, 파도, 산을 부르고 있다
들으면 들을수록
영그는 노래
땀을 흘린 자를 위한
이 땅의 풍년가다
속세를 말끔히 쓰러주는
이 땅의 悟道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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