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소시집
아쉽다
고 상 원
쓸모없던 나무가
우아하게 물든 채
이별을 고하네
죽기 살기로 버텼던
대붕 감이 만인에게
下心하며 보시하네
잠자리도 사라진
늦가을 마지막 계단에서
겉과 속을 화려하게
진심으로 불태우고 가는 것들
그 곱던 은행잎이
하나 둘 떨어지네
떨어질 때 잡지 못해
더 아쉽네
바라만 보고 잡지 못하니
또 아쉽네
온 몸 떨며
이별하는 소리 듣고
함께 떨지 못하니
더욱 아쉽네
질기게 살았던 것들이
힘없이 이별하니
더욱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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