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시선/자연나라

아쉽다

kk고상 2012. 11. 2. 15:38

 

 

제55소시집

아쉽다

 

            고 상 원

 

쓸모없던 나무가

우아하게 물든 채

이별을 고하네

죽기 살기로 버텼던

대붕 감이 만인에게

下心하며 보시하네

잠자리도 사라진

늦가을 마지막 계단에서

겉과 속을 화려하게

진심으로 불태우고 가는 것들

그 곱던 은행잎이

하나 둘 떨어지네

떨어질 때 잡지 못해

더 아쉽네

바라만 보고 잡지 못하니

또 아쉽네

온 몸 떨며

이별하는 소리 듣고

함께 떨지 못하니

더욱 아쉽네

질기게 살았던 것들이

힘없이 이별하니

더욱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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