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소시집
앉은뱅이 소나무, 살어리랏다
고 상 원
*마곡사에서
함박눈 내리는 날
평생 허리도 못 피고 살았는데
살어리랏다
평생 키도 못 커 앉은뱅이처럼 살았는데
살어리랏다
평생 똬리 트고 숨어살았는데
살어리랏다
함박눈 내리는 날
아름다운 미인으로 대접받으니
살어리랏다
학을 품고 있으니
살어리랏다
목련꽃도 품고 있으니
살어리랏다
절마다 下心 소나무로 알아주니
살어리랏다
함박눈 내리는 날 미인을
내려다보고 쓰다듬을 수 있으니
살어리랏다
내려다보고 下心을 깨달으니
살어리랏다
평생 허리도 못 피고 살았는데
살어리랏다
수뎍사 견성암에서
소무의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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