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소시집
하늘이 잘 생긴 날에
오늘은 비 온다했는데
하늘이 참 잘 생겼다
우르르 달려오는 산들
통째로 북한산과 도봉산이
남산 실개천 길에 모여
오늘은 참 궁합이 잘 맞는 날이다
산책로에서 물이 흐르니 산이 몰려오고
족두리꽃이 울먹인다
장충단공원에 이르러
땅이 놀라 물레방아 돌리니
오늘은 잔칫날이다
하늘이 꿈 보따리 가득 실고
작은 폭포수에 쏟아 부니
백두산 소나무 처마와 수수열매가 울먹인다
여기는 장충단공원 한옥집
곡차가 멋지다
뜰에서 널뛰는 사람도 멋지다
낮달도 멋지다
다담에 뜰 주인도 멋지다
한참 취한 수수도 멋지다
가을하늘과 꿈속에 있으니 멋지다
나를 버렸으니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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