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소시집
나도 가을이고 싶다
逸麗
구절초 꽃향기에 취해
벌과 나비와
나도 가을이고 싶다
눈송이 벗기고 언 땅 녹을 때
신비한 처녀치마 꽃 만나면
봄이 되고 싶었다
아카시아 꽃 만발할 때
산들바람 향기에 취한 세여인 노래 가락 들으면
꾀꼬리 되고 싶었다
땡볕과 장맛비에 시달릴 때
삶의 시름 달래고 웃으며
느티나무 아래 그늘이 되고 싶었다
툭, 툭, 외톨이 밤 떨어질 때
백두대간 무늬 새긴 가을 되고 싶다
가난을 벗고 빨갛게 물드는 고추를 보면
알뜰히 영그는 가을이 되고 싶다
산들바람 타고 출렁이는 황금들 바라보면
성숙한 마음의 빛깔 파도치는 가을 되고 싶다
시름의 깊이와 땀의 넓이가 어울려
빛깔스레 영그는 가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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