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소시집
가을을 보내고
一餘
사랑도
열정도
우정도
꿈같이 갔습니다
빈 들
빈 산
빈 가지만 떠돕니다
뜨거운 태양도
픙요의 파노라마도 갔습니다
하늘에 빈 목화꽃만 만발합니다
빈 가지마다 빠알간 산수유 열매가
사랑과 열정으로 다시 피어납니다
대롱대롱 매달린 대붕이 가을을 열창합니다
빈 가지가 흔들릴 때 마다
풍요의 절정이 눈에 선합니다
단감 사과 생강 절임고추 실파 양파 마늘 생강 들국화
잣 무 절임배추 고추 구기자 오미자 곶감
다 넣은 동치미가 결실의 밥상으로 다가옵니다
농부도 아닌데 떨립니다
밥상에서 잊지 못한 산사음악회가 열립니다
할머니가 주시던 수수떡이 그립습니다
겨울이 차려준 산해진미는 결실의 가을밥상입니다
겨울은 가을을 위한 만찬입니다
빈 가지에 눈꽃이 피면
가을이 준 사랑 열정 희망은
동백꽃과 함께 꿈같이 피어납니다
가을을 보내고
염치없이 사치스런 만찬을 즐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