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소시집
한 해를 보내며
일려 고 상 원
또 한 해 허탕이다
또 시지프스 신세다
휘황찬란한 거리에서
빈 타작에 헛손질만 했다
아픔은 오래가지만 거름이 되면 약이다
가슴이 차도록 물을 마시며
또 한 해를 맞이하자
자연이 준 봄,
처녀치마꽃 찾았을 때
눈이 번뜩한 불빛을 얻었다
산골짜기에 홀로 핀 노루귀꽃 발견했을 때
내 눈을 잃었다
가장 황홀한 불빛이다
쪽동백 아카시아 함박 꽃 필 때
꾀꼬리, 꿩, 뻐꾸기 세 여인과 함께 잔치마당이었다
수양벚꽃 만발할 때는
나를 잃었다
가을,
더 황홀한 불빛이었다
황홀한 황금들 앞에서
메뚜기와 함께 들에서 날뛰었다
할머니 등 타고 날뛰었다
숨은벽 계곡에서 만난 가을수채화
숨을 멎게 했다
나를 버렸다
겨울,
자연이 준 큰 선물
나를 지켜준 기둥이다
내 소중한 불빛이다
눈물 흘리며 자주 펼쳐보겠다
한 해 아픔이 거름이 되어
황홀한 별빛으로
마음과 마음을 타고
철철 흐르게 빛내리라
두 번째 줄
왼쪽에서 하나 둘이 ...
5,6년 전인가
트렛킹한 안나프르나 베이스캠프에서
'자연을 노래하는 시선 > 뜻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저기유 (0) | 2014.01.27 |
---|---|
새로운 마음가짐을 위해 다시 영자시를 새기며 (0) | 2013.12.22 |
섬 무의 별곡 (0) | 2013.12.06 |
가을을 보내고 (0) | 2013.12.02 |
하루 (0) | 2013.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