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시선/뜻시

한 해를 보내며

kk고상 2013. 12. 9. 06:15

 

 

 

 

 

 

 

 

 

 

 

 

 

 

제67소시집

한 해를 보내며

                일려  고 상 원

 

또 한 해 허탕이다

또 시지프스 신세다

휘황찬란한 거리에서

빈 타작에 헛손질만 했다

 

아픔은 오래가지만 거름이 되면 약이다

가슴이 차도록 물을 마시며

또 한 해를 맞이하자

 

자연이 준 봄,

 

처녀치마꽃 찾았을 때

눈이 번뜩한 불빛을 얻었다

산골짜기에 홀로 핀 노루귀꽃 발견했을 때

내 눈을 잃었다

가장 황홀한 불빛이다

 

쪽동백 아카시아 함박 꽃 필 때

꾀꼬리, 꿩, 뻐꾸기 세 여인과 함께 잔치마당이었다

수양벚꽃 만발할 때는

나를 잃었다

 

가을,

 

더 황홀한 불빛이었다

황홀한 황금들 앞에서

메뚜기와 함께 들에서 날뛰었다

할머니 등 타고 날뛰었다

숨은벽 계곡에서 만난 가을수채화

숨을 멎게 했다

나를 버렸다

 

겨울,

 

 

자연이 준 큰 선물

나를 지켜준 기둥이다

내 소중한 불빛이다

눈물 흘리며 자주 펼쳐보겠다

한 해 아픔이 거름이 되어

황홀한 별빛으로

마음과 마음을 타고

철철 흐르게 빛내리라

 

 

 

두 번째 줄

왼쪽에서 하나 둘이 ...

5,6년 전인가

 트렛킹한 안나프르나 베이스캠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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