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소시집
짝사랑 -벚꽃
고 상
연초록 숲속에서
햇살 따라 출렁이는 선(禪)의 자태
눈부시다
눈부시게 그리워하지 못하고
눈부시게 사랑 한적 없어
벚꽃 선(禪)과 짝사랑 중이다
첫 눈에 뿌리까지 흔들려
첫 눈에 쓰러져도 좋다
늙을수록 아름다운 선(禪)의 세계
평생 짝사랑해도 좋다
봄바람과 햇살에게
사랑 다 빼앗기고
쭉정이 짝사랑해도 좋다
미쳤다 해도 좋다
그렇게 깨끗이 산적 없어
그렇게 순수한 사랑한적 없어
내 몸에 벚꽃이 필 때까지
미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