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소시집
모과나무 기둥이 기둥이다
―지리산 화엄사 구층암에서
고상
등이 굽었다
허리 휘었다
늙었다
탓하지 마라
그게 예술이고
그게 부처고
그게 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이다
보물로,기둥으로,청년으로 간직하면
그렇게 빛날 것이다
늙었다 탓하지 마라
몸이 굽었다 탓하지 마라
아름다운 힘은 누구나 있다
함부로 나약함을 탓하지 마라
다 기둥이고
늙어도 젊음이 있다
구층암 지붕을 버텨 주는
모과열매 같은 모과나무 기둥을 보라
쓸모 없고 등 굽은
저 아미타불 같은 모과나무 부처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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