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逸麗 고상원
하얀 설경 한상 차려줄 때
붉게 타오르는 동백꽃 봉우리가
여기저기 울음보 터뜨리는 겨울
속 깊게 진수성찬 차려주며
삶을 깨우쳐주는 겨울은 부처다
바다 용왕까지 진상 차려주기에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무상무념 차려주기에
겨울은 따뜻한 설산이다
노루귀와 처녀치마 봉우리가 실눈 뜰 때
도전과 희망의 눈덩이 던져주고 가는 겨울
내면으로 살찌우는 뜨거운 부처다
한층 성숙하게
터질듯 말듯
꽃 봉우리 남기고
살며시 떠나는
뜨거운 봄 처녀다
첫봄 설레임도 지나갔다
열정의 여름도 갔다
황홀한 가을도 지나갔다
단풍이 불현듯 한밤중 몰래 가더니
떨리는 추위가 찾아왔다
제 자리로 돌아가
자아를 돌아봐야한다
'자연을 노래하는 시선 > 뜻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엔 천둥번개가 없다 (0) | 2015.02.09 |
---|---|
눈은 할머니다 (0) | 2014.12.21 |
방금 지나간 가을을 되새기며 (0) | 2014.11.21 |
가을 끝자락에 (0) | 2014.11.11 |
백두산 천지 꽃 앞에서 (0) | 2014.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