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들국화는 해가 지지 않다

kk고상 2016. 1. 4. 12:00

 

 

 

들국화는 해가 지지 않다 

            逸麗 고상원

    

 

눈망울도 작은 것이

뿌리도 깊지 않은 것이

줄기는 부러질 듯 휘어져 있는 것이

손은 안타 다행이다

향기가 있고

식용이라는데

마음은 햇덩이보다 더 불타오르고

더 강한지

추위를 즐기는 모습이

지독한 암을 물리친 작은 거인이다

나를 지켜주려는지

소나무 밑에서 함박웃음이다

겨울이 깊어갈수록

든든한 햇덩이다

눈송이 맺히면

천생연분이다

겨울 내내

한 서린 고름 빨아줄 것이다

들국화에 맺힌 천생연분 줏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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