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맹꽁이가 대신 울다

kk고상 2016. 1. 19. 05:57

 

맹꽁이가 대신 울다

       逸 麗

 

애끗나게 주억거리며

십자가 맹신자 끼리

법 다루는 자 끼리

광란이 일 때

맹꽁이가 대신 가슴 터지게 울어줍니다

비 내리는 날

막힌 가슴이 메질 때

귀 터지게 맹꽁이가 대신 울어줍니다

연초록 숲에서 애끗나는 소리 들릴 때

처음사랑 부르듯 맹꽁이가 울어줍니다

고목에서 잎 터져 나오는 소리 들릴 때

맹꽁이가 가슴 터지게 울어줍니다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고

넘어뜨려도 넘어지지 않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천년고목의 상쾌한 울음 들릴 때

맹꽁이가 함박 울어줍니다

가지와 줄기가 흔들려도

뿌리는 흔들리지 않는

꽃이 피는 고목이 되고 싶을 때

맹꽁이가 함박 울어줍니다

안개 걷히면 별 쏟아지는

내 고향에 달려가고 싶을 때

철길 너머에서 잘 다녀오라고

맹꽁이가 가슴 터지게 울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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