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시선/선시

12월이 흘러가는 겨~선시

kk고상 2013. 12. 28. 06:08

 

 

제68소시집

 

12월이 흘러가는 겨

 

 

   

배고픈 듯

꼬르르 꼬르락 거리는데

배불리 먹고 가면 안 되는 겨

할 일이 만찬아

한 해 우여곡절

다 씻고 가면 안 되는 겨

다 삭히고 가면 안 되는 겨

꼬리라도 남기고 가면 안 되는 겨

설악 소청봉 자작나무는 다 털고 털려도

본체와 본마음은 머물고 있는데

12월 본마음도

잔바람에 출렁이며 머물고 있는데

머물듯 서있으면 안 되는 겨

12월의 호수 속에서

별빛이 보람차게 어울리며

먹구름 걷어내고 잘 사는데

긴 밤에 달빛이 열애하는데

청둥오리는 햇살 먹고

12월의 찬가 열창하는데

그냥 흘러가는 겨

머물듯 울고 가면 안 되는 겨

한 해 울음보 터트리고 가면 안 되는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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