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시선/선시

나도 冬安居하고 싶다

kk고상 2013. 11. 29. 05:59

 

 

제67소시집

 

나도 동안거하고 싶다

           逸麗 고 상 원

 

 

 

 

 

그동안 뱉어 왔던 말과 행동을

묵언정진 동안거하며

찧고 빻고 거르고 갈고 닦아

비웃는 자에게 웃게 하고

비겁한 자에게 올곧게 하고

삐딱한 자 바로 세우며

후회스런 일 삭히고 썩혀

밑거름 되고

뿌리로 내려가

근본으로 내려가

마침내 자아를 찾아

썩은 물 흙탕물 가리지 않고 피어나

만인이 좋아하는 연꽃이 되고 싶다

땡볕이 내리쬐고 서성일 때는

나도 하안거하고 싶다

한 마리 풀벌레 되어

한 포기 풀이 되어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뿌리로 내려가

근본으로 내려가

속을 들여다보며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자연을 벗 삼아

물소리 바람소리 듣고 싶다

마지막엔 반딧불 되어

아주 작은 깨달음으로

세상을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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