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개골개골

kk고상 2014. 6. 19. 05:27

 

제72소시집

 

개골개골

逸麗

 

 

찔레꽃 지고

밤꽃 피더니

한밤에

개구리 소리 피었네

고향의 소리  흐르네

암흑에 찬란한 합창

바람의 꽃이라네

어둠의 꽃이라네

향수의 꽃이라네

거문고는 풍류를 알고

가야금은 가락을 알 듯

개구리 소리는 고향의 마음을 안다네

어둠을 뚫고 백로가 날아가자

개구리 소리가 피는 내 고향은

호수 같은 저수지가 있고

꽃그이와 장어가 넘나들고

횐 돛단배 출렁였던 바다도 있다네

함초꽃 흐드러질 때

처음사랑도 폈다네

막걸리 한 사발 들고

내 손자 하시며 맨발로 달려오시는

할머니 주름살도 폈다네

보리밭 익는 소리 듣으며

들꽃은 다 졌어도

밤꽃 곁에서 개구리 합창에

토실토실한 알밤꿈 꾼다네

개골개골개골

 

도요새는 향스에 젖어 있고

개구리소리가 듣고 싶었다

2년전 부터

그러나 캄캄한 밤에 들을  수 있다는 걸 몰랐다

세 번 째 도전 만에 들었다

어두어져야 들었다

청개구리 소리는 낮에도 듣는데

이젠 맹꽁이 소리도 듣고 싶다

잊었던 촉수를 깨워준 클님께 감사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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