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갖는다•96
―백운대 가파른 산행에
一餘 고상원
오를 때 땀 흘린 만큼
백운대 정상에 나부끼는 태극기와
1915년 2월15일 독립선언 글씨가
위대하다
거룩하다
시원하다
숨바꼭질하는 인수봉 얼굴이
현모양처 상이다
한겨레 혼이다
만인의 황금이다
비구름 오락가락할수록
감자바위돌과 돌계단이 마주쳐도 돌부처다
오색딱따구리가 쉬어가라 발목을 잡는다
한 모금씩 공양하는 꿩의다리꽃
편안히 가라며 흘리는 반가사유상 미소*에
고행을 품다
하심이다
1억 7천여 살 백운할배와 인수할매가 흘리는 미소다
흔들어도 흔들리지 말라는 삼각산 향기다
도톰한 도토리가 수놓은 산행에
가을남자 빗줄기로 마음 다 닦고
백운할배와 인수할매 그리며
청담스님 미소 만나러 도선사로 하산이다
*신라와 고려 때 조각한 부처의 사색하는 앉아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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