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시선/시와 산

산을 갖는다•96

kk고상 2015. 9. 7. 06:33

 

산을 갖는다96

백운대 가파른 산행에

       一餘  고상원

 

 

오를 때 땀 흘린 만큼

백운대 정상에 나부끼는 태극기와

1915215일 독립선언 글씨가

위대하다

거룩하다

시원하다

숨바꼭질하는 인수봉 얼굴이

현모양처 상이다

한겨레 혼이다

만인의 황금이다

비구름 오락가락할수록

감자바위돌과 돌계단이 마주쳐도 돌부처다

오색딱따구리가 쉬어가라 발목을 잡는다

한 모금씩 공양하는 꿩의다리꽃

편안히 가라며 흘리는 반가사유상 미소*

고행을 품다

하심이다

17천여 살 백운할배와 인수할매가 흘리는 미소다

흔들어도 흔들리지 말라는 삼각산 향기다

도톰한 도토리가 수놓은 산행에

가을남자 빗줄기로 마음 다 닦고

백운할배와 인수할매 그리며

청담스님 미소 만나러 도선사로 하산이다

 

*신라와 고려 때 조각한 부처의 사색하는 앉아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