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시선/시와 산

산을 갖는다• 100

kk고상 2016. 5. 22. 06:31

 

 

 

 

산을 갖는다100

    고상원

 

산을 우러러보니 좋다

위험한 암벽이 손짓하니 좋다

초록 꽃 천사 천지니 좋다

초록산도 꽃이다

뿌연 날씨에

미세먼지도 많은데

찬바람도 몰아치는데

난 아직 한 송이 꽃도 못 피워

시름만 쌓여 가는데

산마다 할 일 다 하여 만세 부르는

저 녹두 꽃 산야

쪽동백꽃 함박꽃 족두리꽃

한없이 자랑스럽다

능선과 계곡에서 마주치니

할머니와 함께 기다렸는지

맨발로 달려와 반기다

와락 견우직녀 사랑에 빠지다

멀리 한 폭 수반에 떠오른

초록 산이 축가를 부르며

봄의 왈츠 추며 환영이다

天地人 기상 뽐내는

설악이 봄을 흔드는 데

벼랑에 떨어질 듯

세찬 바람에 떠는 나는

한 잎 초록 꽃잎 되어 버티고 있다

바위틈마다 피어오르는

연두색 꽃동산에 기대어

토왕성폭포 벼랑에서 풍기는 불굴의 기상으로 

절박한 인생에 빠지다

보름달 같은 봄 처녀의 따뜻한 체온과

알몸으로 눈물의 이별하며

속세 낭떠러지로 떨어져 울다

소쩍 소쩍

소쩍새 되어

꾀꼴 꾀꼴

꾀꼬리 되어

 

 

설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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