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연나라 갤러리/시와 사진 415

우리의 봄은 바로 오지 않는다

우리의 봄은 바로 오지 않는다 나무 고상원 오늘 난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에 살고 있다 토론토,모스크바,뉴욕보다 추운 경기도 일산에 살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역주행하는 도시에 살고 있다 동네한바퀴도 못 돌고 참새공원 벤치에서 햇살을 맘껏 포옹하며 친구여,그리운금강산,향수,옛시인의노래 등 명곡도 못 들고 어쩌나 시 창작에 밑거름인 것을 조금만 참으면 따스한 햇살 쐬고 지리산 화엄사에 흑매화와 설악 신흥사 뒤에 노루귀꽃이 필 것이다 봄은 바로 오지 않는다 방황과 시련을 이겨내야 인생이 그렇듯이 희망과 기쁨의 천국인 봄이 오는 것이다 온갖 바람과 추위를 버틴 산골짜기에 핀 봄의 영웅 노루귀꽃,처녀치마꽃이 눈에 선하다 만났다 헤어졌다 또 만나는 영광을 봄은 우아하게 주어 기쁘다 인생은 그렇지 않고 생과 멸로 끝..

새소리 합창에 봄의 문이 열리다

새소리 합창에 봄의 문이 열리다 나무 고상원 벼랑 끝 까마득한 겨울은 지고 초미세먼지, 코비드19, 강추위, 등살에 눌러 살았던 그 겨울은 가고 서열 없이 눈물 없이 새들이 창가로 몰려와 밝은 합창 불러주니 이미 산수유꽃봉과 백목련나무 꽃봉우리는 실눈 뜨고 있다 기쁜 날만 남았다 지루한 고행이 지나가니 큰 잔치만 남았다 들뜬 자연만 남았다

홍련꽃 아씨

홍련꽃 아씨 나무 고상원 천한 진흙 속에서 태어나 뜨거울 때 피어나는 새약시야 점잖고 우아하고 자비스럽고 은은한데 내면은 불타오르는 사랑 가지고 있구나 해탈해서 그러냐 뜨거운 태양 아래라 그러냐 뜬 구름 아래라 그러나 오색딱따구리가 울고 꾀꼬리가 노래해서 그러냐 뜨거운 아침이구나 보면 볼수록 그대 곁으로 풍덩 빠져야겠다 어둡고 매서운 세상에 맑게 피어난 그대 곁으로 퐁당 빠져야겠다 생존의 뿌리가 굳건히 내려 홍련꽃 아씨가 피어날 때 머루송이는 익어가고 밤송이는 만들어지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