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은 가고 시월은 가고 시월은 가고 대붕 감나무마다 노을 불타오른다 노을 익는 집집마다 일 년 묵은 가면 벗고 새벽 솟아오른다 가끔 먹고 보자는 식대로 직박구리는 먼저 익은 노을 파먹고 이별 외면한 채 그 자리에 쇠파리 묻는다 이별을 해도 이별이 아닌 것처럼 살라고 갈대 가슴에 붉은 인연 타오른다 이.. 일려 시 50선 2009.11.08
산을 갖는다 - 고 상 원 산을 갖는다 38 여보게, 친구 한겨울 산은 넓은 가슴을 하늘에 열어주었지 멍들고 슬픈 자, 뿌리에 잠들게 하고 몸통은 하늘에 맡겼지 우��는 넓은 가슴을 내 것처럼 밟고 다녔지 산 냄새도 없는데 동박새 따라 산속으로 파고들었지 겨울엔 팔다리가 없는 산이지만 가슴 아프고 조릴 땐 편안한 말 걸.. 산마다도라지 심기 /시와 산 2009.11.05
항아리 항아리 용서해다오 둥근 마음으로 용서해다오 한 해 동안 죄 지은 것 삭히고 익혀다오 간직해다오 둥근 마음으로 간직해다오 밝고 강하게 깊숙이 간직해다오 곁에 있어다오 둥근 마음으로 곁에 있어다오 살구나무 밑에 하나 왜 품고 있는지 알아다오 삭혀다오 둥근 마음으로 삭혀다오 할머니 사랑 그.. 일려 시 50선 2009.11.03
시월이 가는 날 자연을 섬기고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 입니다 제33소시집 시월이 가는 날 눈부셨다 반가웠다 농부의 땀 기적 이었다 신이 흘린 땀 처음 이었다 시월이 가는 날 빈들 앞에서 다 잊었다 본 것이 없다 황홀한 적 없다 사랑한 적 없다 스쳐지나간 것뿐이다 지을 수 없는 이별뿐이다 불씨는 남아있다 불씨는 .. 일려 시 50선 2009.10.29
설악을 오르며 제32소시집 설악을 오르며 逸麗 고 상 원 설악을 오르며 옳지 못하게 살았던 삶이 떠올라 용서를 빕니다 후회스럽게 살았던 삶이 떠올라 또 용서를 빕니다 불행했던 삶이 잠시 떠올라 눈시울 붉어집니다 철저히 살았던 삶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행복하게 살았던 삶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신이 거주하는 .. 일려 시 50선 2009.10.28
국화 축제 제32소시집 감 국 피붙이들 다 떠나버린 후 감국은 못 떠나고 늦가을에 울고 있다 눈보라 치는 차가운 빈 뜰에서 감국 꽃송이마다 뜨거운 눈물 피어나 그리움으로 피맺힌 백 마디 글 새겨놓고 익은 미소 뒷모습으로 흘리고 있다 물든 그리움 물든 첫사랑 서릿발 뚫고 빈 뜰에 포근히 피어 있다 소요산 .. 자연을 노래하는 시선/자연나라 2009.10.23
우람하고 아름다운 삼각산 뒷모습 자연을 섬기고 노래하는 민족시인 입니다 심장이 뛴다 세계적으로 보기드문 우람한 화강암의 근육 가을을 맞았다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 늠름하다 세계 제일의 미남이다 기슴 벅차다 화강암의 조화 산에 오르는 것이 죄다 신성시 하고 싶다 수백 낭떠러지 가슴벽이다 수많은 한을 담은 분단의 시름 안.. 산마다도라지 심기 /시와 산 2009.10.23
단풍 자연을 가꾸고 노래하는 시인 입니다 단풍 앞에서 그대 그리고 나 덕성여고 은행나무 아래에서 만나요 손을 꼬오옥 잡고 그리움을 밟아봐요 첫사랑을 밟아봐요 이별을 밟아봐요 그리움이 고여 있지요 첫사랑이 쌓여 있지요 이별이 묻어 있지요 다 쓸어버리고 돌의자에 앉아봐요 그대 그리고 나 단풍 .. 일려 시 50선 2009.10.17
무당거미 제32소시집 무당거미 이 가을에 무당거미는 작은 우주 창조하고 중심에 틀어박혀 황제로 군림 골몰히 도 닦고 있다 큰 깨달음 받고 하늘에게 황금 몸 보시하려고 거꾸로 하루 종일 매달려 있다 자연을 노래하는 시선/자연나라 2009.10.15
꽃이 피어 오른다, 하늘에서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입니다 일부라도 자연에 되돌려주고 싶어 산에 꽃씨를 방생합니다 꽃이 피어오르네, 하늘에서 취직 못한 놈과 쓸쓸한 외톨이를 향하여 터질듯하게 꽃이 피어오르네, 하늘에서 광개토대왕이 천리마 타고 하늘을 누비니 백두 너머 중원 평야까지 포도송이 꽃이 정복 했겠지요 산.. 일려 시 50선 2009.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