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항아리 용서해다오 둥근 마음으로 용서해다오 한 해 동안 죄 지은 것 삭히고 익혀다오 간직해다오 둥근 마음으로 간직해다오 밝고 강하게 깊숙이 간직해다오 곁에 있어다오 둥근 마음으로 곁에 있어다오 살구나무 밑에 하나 왜 품고 있는지 알아다오 삭혀다오 둥근 마음으로 삭혀다오 할머니 사랑 그.. 일려 시 50선 2009.11.03
시월이 가는 날 자연을 섬기고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 입니다 제33소시집 시월이 가는 날 눈부셨다 반가웠다 농부의 땀 기적 이었다 신이 흘린 땀 처음 이었다 시월이 가는 날 빈들 앞에서 다 잊었다 본 것이 없다 황홀한 적 없다 사랑한 적 없다 스쳐지나간 것뿐이다 지을 수 없는 이별뿐이다 불씨는 남아있다 불씨는 .. 일려 시 50선 2009.10.29
설악을 오르며 제32소시집 설악을 오르며 逸麗 고 상 원 설악을 오르며 옳지 못하게 살았던 삶이 떠올라 용서를 빕니다 후회스럽게 살았던 삶이 떠올라 또 용서를 빕니다 불행했던 삶이 잠시 떠올라 눈시울 붉어집니다 철저히 살았던 삶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행복하게 살았던 삶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신이 거주하는 .. 일려 시 50선 2009.10.28
단풍 자연을 가꾸고 노래하는 시인 입니다 단풍 앞에서 그대 그리고 나 덕성여고 은행나무 아래에서 만나요 손을 꼬오옥 잡고 그리움을 밟아봐요 첫사랑을 밟아봐요 이별을 밟아봐요 그리움이 고여 있지요 첫사랑이 쌓여 있지요 이별이 묻어 있지요 다 쓸어버리고 돌의자에 앉아봐요 그대 그리고 나 단풍 .. 일려 시 50선 2009.10.17
꽃이 피어 오른다, 하늘에서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입니다 일부라도 자연에 되돌려주고 싶어 산에 꽃씨를 방생합니다 꽃이 피어오르네, 하늘에서 취직 못한 놈과 쓸쓸한 외톨이를 향하여 터질듯하게 꽃이 피어오르네, 하늘에서 광개토대왕이 천리마 타고 하늘을 누비니 백두 너머 중원 평야까지 포도송이 꽃이 정복 했겠지요 산.. 일려 시 50선 2009.10.13
훈민정음 제32소시집 훈민정음 가난할수록 산골민족의 정은 철철 흐르고 ㄱ과 ㄴ이 씨를 뿌리고 ㄷ과 ㅍ이 호미질한다 뿌리 내리고 기둥이 세워지면 ㅅ과 ㅇ이 다가와 온산에 우주의 기 심는다 한민족다운 우주의 섭리 방방곡곡에 피어나 ㅇ이 갓을 쓰고 마당바위에 좌선한다 뚫어야할 곳은 뚫고 ㅏㅑㅗㅛㅜㅠ.. 일려 시 50선 2009.10.11
억새꽃 자연을 노래하는 민족 시인입니다 제32소시집 억새꽃 억새꽃 파도치는 앞에서 바보라고 소리쳐라 가난뱅이라고 소리쳐라 외톨이라고 소리쳐라 바닷가에서 강가에서 정상에서 달빛 먹고 햇살과 연애질하여 눈부시게 유혹하는 은빛 축제는 척박한 곳에서 자란 외로운 이들이 장가가는 날이다 바보온.. 일려 시 50선 2009.10.11
가을 속으로 제23소시집 가을 속으로 금강산도 못 갔는데 곡식 익어가는 얼굴만 보러가고 싶다 백두산도 못 갔는데 가을 색깔 보러 들판만 가고 싶다 익어가는 가을보다 더 좋은 꽃은 없다 머리 숙인 곡식보다 더 아름다운 꽃은 없다 결실보다 더 빛나는 별은 없다 가을보다 더 빛나는 햇살은 없다 모든 곡식이 머.. 일려 시 50선 2009.10.10
양심을 부른다 양심을 부른다 연초록 나뭇잎 따다 찧고 빻아 양심의 수액 바르면 나무 피부 닮을 수 있을까 연초록 물결에 빠져 눈 마주칠 때 마다 사랑 나누고 나면 첫사랑 이룰 수 있을까 새털구름 실고 지나가는 비구름도 실어 때 되면 일어나는 사람 어디 없을까 뻐꾸기처럼 속이며 살지 않게 조금이라도 산 물 .. 일려 시 50선 2009.10.10